지난 3월, 덕수궁과 서울시청 사이에 '서울 도시건축 전시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 도시건축 전시관'은 서울의 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하는 곳으로,
전시를 통해 다양한 모습의 서울을 만날 수 있는 곳 입니다.
역사적 의미
서울 도시건축 박물관은 세종대로에 위치해 있습니다.
세종대로는 광화문에서 시청으로 이어지는 거리로, 서울 역사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죠.
이 자리는 과거 조선의 '서학당(관립교육기관)길'과 대한제국의 신작로가 만났던 지점으로,
일제강점기 체신부가 들어선 후 국세청 별관 건물이 세워졌었던 자리입니다.
지난 2015년, 서울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국세청 별관 건물을 철거하고 세종대로의 역사성과 공공성을 고려한 건축물을 짓기로 결정한 것이죠.
당시, 20개국의 80개 팀이 응모했었다고 하는데요,
대부분 일부를 광장으로 활용하고, 일부에 2~3층의 건물을 세우는 형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당선된 건축 디자인은 좀 특이합니다.
이 건축물은 "공간을 비우니 도시가 살아났다."는 미학으로 디자인된,
자신을 낮춰 주변을 돋보이게 하는 한국의 겸손함을 보여주는 설계입니다.
건축, 공간을 비우니 도시가 살아났다.
서울의 높은 건물, 서울의 중심 속 눈에 띄게 낮은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고층 빌딩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요즘, 사실 1층 높이의 건물은 어딜 가도 찾아보기 힘들죠.
이 건물은 2015년 서울시의 건물 설계 공모전에 당선된 것으로,
'터미널7아키텍츠'의 '서울연대기 (Seoul Chronicle)'라는 작품입니다.
Section
서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어우르는 곳으로 직선을 활용한 단순한 설계가 인상적입니다.
길고 넓은, 확 트인 평면 모양의 옥상 서울마루와
'공존'이라는 키워드로 서울의 연대기(과거, 현재, 미래)를 융합한 건물 내부.
지하 3층 규모의 건물 내부에는 '수직'을 활용한 기둥이 눈에 띕니다.
흥미로운 것은 건물의 높이입니다.
외부에서 보이는 건물의 높이는 덕수궁 돌담의 연장선에 맞춰져 있고,
지하 1층은 국세청 남대문 별관의 지하층,
지하 2층은 덕수궁 지하보도,
지하 3층은 서울시청 시민청 높이에 상응합니다.
각 지하층은 다양한 지하도와 연결돼 건너편 서울 시청사와 지하철역은 물론
향후 지하보행로 개발이 예정된 광화문광장과도 연계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는군요.
포인트 1. 높이 3.2m의 낮은 옥상.
뒤쪽으로 갈수록 경사가 낮아져서 성당 주차장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작은 광장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높지 않은 건물이지만, 앞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서울시청사와 서울광장, 환구단이 있는 소공로 등 역사적인 공간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포인트 2. 최소화한 구조물 + 녹슨 철근이 박힌 콘크리트 기둥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해 구조물을 최소화 했으며,
녹슨 철근이 박힌 콘크리트 기둥은, 과거의 건물을 기억하기 위해 남겨두었습니다.
국세청 건물을 지지하던 23개의 기둥 중 하나로 시공사 이름 등이 적혀 있습니다.
옥상 바닥에 표시된 무늬는 나머지 기둥들이 있던 자리를 보여주는 표시입니다.
+사진
포인트 1. 압도적인 빈 공간(아트리움)
지하 3층부터 1층까지 확 트인 거대한 빈 공간은 시원함을 줍니다.
빽빽한 건물, 사람들, 차량으로 가득찬 세종대로에서 느낄 수 없는
고요함과 공간감을 주는 장소이죠.
포인트 2. 한 방향을 바라보다.
총 3층으로 구성된 박물관 전시실에 각각 테라스를 설치해
아무것도 없는 벽을 서로 다른 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습니다.
향후 이 벽에 전시물을 설치하거나 프로젝터로 영상을 상영할 예정입니다.
+
포인트 3. 각종 행사 및 전시
건축가의 철학
<비움의 중요성> <과거, 현재, 미래의 통합>
"도시를 비워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워낸 공간은 없는 부분이 아니라 오히려 주변을 풍부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박물관으로 걸어 내려올 때, 각 층의 테라스에 올라갔을 때, 모두 아트리움의 벽을 보게 된다."
"한 방향을 바라봄으로써 각기 다른 시간 속에 쌓인 기억을 통합하는 공간의 경험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은 서울의 기억을 지워왔다"
"서울도시건축박물관의 디자인은 파편화된 역사적 순간들을 최소한의 건축적 장치를 통해
순서대로 나열해 역사적 총위를 복원하는 작업이다.
이 공간이 사람들 각자의 '기억의 끈'이 이어지며 연결되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
http://www.t7architects.com/search/label/Project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2767015&memberNo=46521073&vType=VERT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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